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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부부

NAME : 최고관리자     DATE : 15-05-28 15:20     HIT : 561

수 일전의 일이다. 30세의 아리따운 여인과 그 분의 인상좋은 남편이 진료실로 들어 왔다. 나에게 진료를 받으러 온 것은 아니고 상담을 하러 온 것이다. 사연은 이렇다. 한달 전 우리 병원에서 건강 검진으로 위내시경과 대장내시경을 받았고 기본적인 흉부 X선 촬영까지 하였다고 한다. 그런데 오늘 산부인과에서 임신 12주 진단을 받은 것이다. 그렇다면 임신 8주 쯤에 내시경을 받고 X선 촬영까지 하였던 것이다. 산부인과에서 내시경 당시 어떤 약을 썼는지 알아야 한다고 해서 병원을 방문한 것이었다. 우리 병원에서 내시경을 받을 때 쓰는 약은 미다졸람으로 미국 FDA 분류상 D에 해당하는 것으로 임부에게는 사용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거기에다가 방사선까지 노출이 되었으니... 사실 환자분은 건강 검진을 받기 전에 임신 테스트기로 임신 유무를 확인했었다고 한다.. 나에게 질문을 하였다.. 선생님 경험상 이런 경우 어떻게 하셨는지.... 솔직히 이런 경험은 없다고 하였다... 참 난감했다.. 미다졸람을 썼다고 해서 모든 태아에게 기형을 유발하는 것은 아니고 대조군과 비교해 그 확률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것에 불과하다고 말씀을 드렸다. 아마도 결혼 후 첫 임신이었을 것 같다.... 어떤 결정을 했을지는 모르겠다.. 상황은 다르지만 역시나 선남선녀였던 부부의 안타까웠던 일이 떠올랐다.... 한 5년 전쯤이었을까, 내가 이 병원에서 근무한 지 얼마되지 않았던 때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부부가 방문하였는데 남편이 다른 병원에서 건강검진을 받았는데 대변에서 피가 나와 대장내시경을 예약하러 오셨다. 부부가 모두 20대 중후반이었고 부인은 임신 중기였었다. 남편이 아직 나이가 젊어 아마도 치질이지 않을까하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었고 대장내시경을 시행하였다.. 대장내시경 검사상 의외로 직장으로부터 6-7 cm 까지 궤양성 병변이 진행되어 있었다.. 궤양성 대장염인가??? 조직 검사를 시행하였고 결과를 나오기까지 궤양성 대장염에 대한 치료를 염두에 두고 있었다.. 조직 검사가 나왔는데 . . . . . . 대장암이었다. 임신 중인 부인을 옆에 두고 남편에게 결과를 얘기하는데 참 마음이 울컥하였다... 이후 남편은 대학 병원에서 수술을 하였고 그로부터 1년 정도 지나 부부와 태어난 애기와 함께 감기로 병원을 방문하였는데 나도 모르게 이들 부부에 대한 애틋함이 느껴지고 속히 완치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었다... 이들 부부의 이름은 지금은 기억나지 않는다... OOO, OOO님 잘 지내고 계시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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