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는 횡단보도 앞에 적힌 글씨들이다. 

이걸 처음 본 순간 '영국은 운전석도 반대고 차가 오는 방향도 반대이기 때문에 해외여행객들이 차가 오는 것을 미처 보지 못하고 교통사고가 많이 나서 배려 차원에서 이렇게 표시를 해두었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두번째는 런던의 도로는 생각보다 무척 좁았다. 

저렇게 좁은 길을 어떻게 2층 버스가 다닐 수 있을까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하지만 그런 와중에도 거리에서는 자동차의 경적 소리를 들을 수가 없었다. 

한국, 특히 내가 사는 부산에서는 앞에 차가 조금만 지체되도 죽으라고 경적을 울리는 것과 무척 대조적이다. 

세번째는 철저한 보행자 중심이었다. 

횡단보도를 건널려고 신호를 기다리며 서있는데 빨간불인데도 모두가 신호를 무시하고 횡단보도를 건너는 것이다. 

오히려 차도 안오는데 빨간불이라고 건너지 않고 기다리는 내가 더 이상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심지어 차가 오는데도 무단 횡단하기 일쑤였다. 

하지만 그럴때마다 경적을 울리거나 차의 창문을 내려 소리를 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당연한 듯이 차를 멈추고 보행자가 다 건널 때까지 기다렸다가 차가 지나가는 것이었다.. 

그것도 차기 지나갈 수 있는 초록불인데도 말이다. 

오늘밤은 영국 런던의 야경을 보기로 하였다. 

저녁을 먹고나니 벌써 밖은 어둑어둑해졌다. 

4명이서 같이 집을 나섰는데 어디서 버스를 타야할 지 모르겠다. 

그래서 지나가는 사람한테(비쩍마른 흑인이었음) 길을 물었는데 무조건 자기를 따라오라는 것이다. 

조그만 공원을 가로질러 어두운 밤길을 그 흑인의 뒤를 따라 걷는데 좀 무서웠다. 

혹시 조직 폭력배인데 길을 안내해주는 척하며 으쓱한 곳으로 데려가 자신의 패거리들과 강도짓을 하면 어떻하지!!!

모두가 다 나와 같은 생각을 했는지 그 흑인으로부터 4-5 m 정도 조금 떨어져 뒤따라 걸어갔다. 

거기에다가 런던은 해가 지니까 거의 모든 상점들은 다 문을 닫고 인적이 거의 없어 음산한 느낌마저 들기도 했다. 

다행히 그 사람은 아주 착한 사람이었고 친절하게 우리가 타야할 버스 정류장까지 안내해 주었다. 

우리의 목적지는 타워 브릿지였다. 

4명이서 함께 버스를 타고 가면서 버스 창밖의 런던 야경을 바라보고 있자니 왠지 모를 설레임과 내가 진짜 여행을 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스며들었다. 

드디어 도착.... 

아래그림에서 표시해논 길을 따라 걸었던 기억이 나네요 ^^

이제는 펍을 가보기로 했다. 

템즈강변의 꽤 괜찮은 펍에 들어갔다.... 

펍에 들어섰는데 또다시 약간의 문화적 충격으로 다가왔다.... 

영국에 와서 가장 크게 느낀 것은 이 사람들은 친절이 몸에 베여 있다는 것이었다. 

영국에 도착한 첫날 지하철에서 그랬고 한번씩 길을 몰라 물어보면 너무도 친절하게 성심성의껏 대답해 주는 것이었다. 

'신사의 나라'라는 얘기가 빈말이 아님이 피부로 와닿았던 것이었다. 

하지만......... 

펍에 들어선 순간 예의바르고 조용하기만 할 것 같았던 영국인들에 대한 나의 인식은 송두리째 날아가버렸다. 

무슨 고함지르는 대회를 하는 것 같았다. 

축구 경기를 하는 것도 아닌데 어찌나 시끄럽던지... 

우리 일행은 한쪽 테이블에 앉았는데 고함치듯 얘기해야만 서로 대화가 가능했다. 

밖은 저렇게 한적하고 조용한데.... 

마치 딴 세상에 와있는 느낌이다.... 

마치 마음속에 응어리졌던 것을 모두 분출하기라도 하듯 미친 듯이 떠들어 대는 것 같았다. 

하지만 이것도 이들의 삶의 방식이리라....... 

꼭 싫지만은 않았던 것 같다... 

그날밤 펍에서 나는 술이 아닌 카푸치노를 먹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영국에서의 둘째날 밤은 그렇게 깊어만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