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11시를 넘어 민박집에 들어온 나는 아직 안자고 있던 몇몇 한국인 여행객과 간단한 인사만 하고 바로 씻고 잠자리에 누웠었다. 

장시간의 비행에다가 첫날이라 긴장해서인지 다시 잠을 청하니 이내 잠이 들었다. 

아침시간이 되어서 자리에서 일어나 간단히 씻고 부엌으로 가니 제법 많은 한국인 여행객들이 앉아서 식사를 하고 있었다. 

나도 빈자리에 앉아 밥을 먹는데 한국에 있을 때랑 먹는 것이 별반 차이가 없었다. 

주인아저씨한테 런던 여행에 대해 묻기도 하고 답해 주기도 하시는데 일단은 뮤지컬 티켓을 미리 사기로 하였고 뮤지컬은 "오페라의 유령"을 보기로 정하였다. 

아침식사 중에 마침 나처럼 어제 막 한국에서 런던에 도착한 여성분이 있어 오늘은 이분이랑 같이 다니기로 하였다... 

첫 목적지는 웨스트민스턴 사원 이었다. 

영국런던의 상징과도 같은 빨간 2층 버스를 타고 

드디어 웨스트민스턴 사원에 도착... 

비수기라 그런지 사람들이 그렇게 많지는 않았다. 

같이 온 여성분의 사진을 찍어 주려고 하는데 카메라에 다 담겨지지가 않아 최대한 뒤로 가서 찍었던 기억이... 

웨스트민스턴 사원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입구에 한국어로 된 안내물이 있었다는 것이다. 

이후 유럽의 주요 관광지를 갔을 때 한국어로 된 안내물을 본 적은 내 기억에 없었던 것 같다. 

첫 여행지의 첫 방문이라 그런지 기대 이상으로 내부가 크고 화려해 보였다. 

대략 1시간 정도 구경을 하고 나와서 이제는 빅벤이 있는 곳으로 이동을 하기로 하고 지도를 보니 가까워서 그냥 도보로 이동하기로 했다. 

템즈강을 사이에 두고 빅벤을 보고 또 사진을 찍고 그러다보니 이내 점심 시간이 되었다.. 

간단한 요기거리를 사고 세인트제임스 공원의 나무 그늘에 앉아 점심을 먹는데 평일 점심시간에 자유롭게 산책을 하거나 누워서 쉬는 모습들이 한국에서의 팍팍한 삶과는 사뭇 대조적인 것 같았다. 

같이 온 여성분도 지금 현재를 즐기기보다는 여행이 끝나고 한국으로 돌아갔을 때 삶의 불확실성으로 인한 걱정이 많음을 털어놓았다. 

이제는 "오페라의 유령" 티켓을 미리 사기 위해 "Her Majesty's Theatre"를 찾아 갔다. 

당시에는 스마트폰이라는 것이 없었기 때문에 네비게이션이 아닌 오로지 지도에 의지해서 찾아갔었는데 지금 돌이켜보면 지도를 보고 길을 찾아가던 그 순간들이 아날로그적 추억으로 남아 있는 것 같다. 

무척 인상 깊었던 것은 한 극장에서 1년 내내 한 뮤지컬만을 상연한다는 것이었다. 

1층에 들어가니 매표소앞에 제법 많은 사람들이 표를 예매하려고 줄을 서고 있었다. 

드디어 내 차례... 

미리 머리속에 뮤지컬 예약시 영어로 어떻게 해야 하는지 기억하고 있다가 매표소 직원에게 얘기하니(꽤 연세가 있으신 할아버지셨다) 다행히 잘 알아들으시고 2층 앞좌석으로 무사히 예약을 마쳤다. 

이리저리 많이 걷고 했더니 무척 피곤해져서 지금 민박집으로 복귀했다가 저녁먹고 런던의 야경을 보기로 계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