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사람이 예루살렘에서 여리고로 내려가다가 강도를 만났는데 옷을 벗기고 거반 죽은 상태로 놔두고 가버린다. 

이 모습을 당시 지도층으로 볼 수 있는 제사장과 레위인은 그냥 모른체 지나가지만 

한 사마리아인(당시 사마리아인은 이방인으로 유대인들을 이들을 사람 취급조차 하지 않았다)이 강도만난 자를 보고 

자기 짐승에 태워 주막으로 데려가 치료해 주고 이튿날 주막 주인에게 돈을 주면서 다친 자를 돌보게 부탁하면서 

혹 모자라면 자신이 돌아오는 길에 갚게노라고 하였다.... 

당뇨로 매달 방문하는 60대의 여성 환자(이O순)가 있었는데 혈당 조절을 위해 인슐린과 약을 복용하지만 병식이 없어 인슐린을 생각나면 맞고 병원에 올 때에도 늘 몇일 인슐린도 맞지 않고 약도 복용하지 않고 와서 혈당을 측정해보면 400 전후로 나오던 환자였다. 

한참 무덥던 어느날 이O순님께서 진료실로 터벅터벅 걸어오셨다.. 마치 넋이 나간 사람처럼 ... 

밖에서 측정한 혈당은 너무 높아 계기판에 high로 떴다... 

좀 심상치가 않아 보여 우선 생리식염수 정주하고 속효성 인슐린을 주사하고 혈액 검사를 시행하였다. 

혈액검사상 탈수가 보이진 않아서 고혈당성 고삼투압 상태는 아니었으나 염증 수치가 많이 올라가 있고 입원 치료가 필요한 상태였다. 

그리고 보호자가 계셔야 했다. 

우선 병원 관계자를 불러 넣고 환자분께 보호자분이 계셔야 하니 보호자 연락처를 달라고 했다. 그러자 자기는 보호자가 아무도 없다고 하는 것이다. 

일단은 다른 병원에 연락을 취해서 환자가 원하면 병원에서 모셔오기로 하고 다시 환자분께 지금 다른 병원에서 모시러 올 것이니 그 쪽 병원

일단은 지금은 좀 나으니 무조건 집에 가고 싶다는 것이다. 그리고 본인이 좀 안좋다싶으면 다시 병원에 오시겠다는 것이다... 

이 때 내 마음의 울림이 있었다... 

이분이 지금 집에 가시면 내일 아침에 살아서 깨실 수 있을까..... 

"어머니!!! 지금 집에 가시면 위험하세요. 어머니만 동의하시면 다른 병원에서 모시러 온다고 하니 그렇게 하세요"

잠깐 생각하시는 듯 하더니 그래도 집에 가시겠다고 한다... 

그래서..... 

결국 그냥 집으로 가셨다... 

지금 2개월째인데 그 이후로 아직 병원에 오시지 않으셨다.. 

나는 계속 '사마리아인의 비유'가 내 머리에서 떠나지가 않는다. 

나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는 그 사람의 보호자가 되어줄 용기가 내겐 없는 것이다.. 

만약 내가 책임질테니 그분을 그냥 우리 병원에 입원시켰더라면.... 

나는 아직도...... 강도만난 자를 못본체한 제사장이나 레위인과 같은 부끄러운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