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차원에서 감염의 전파를 차단하기 위해 사력을 다하고 있지만 여기저기 방역망이 뚫리면서 다들 불안해하고 있는 상황이다.
수년 전 보았던 영화가 기억이 났다 (제목이 스모그인지 안개인지 잘 생각이 안나 검색해서 찾아보았는데 내가 본 영화는 검색되지 않았다)
영화의 줄거리는 이렇다.
어느 한적한 마을에 한 중년의 남성이 마트에 갔는데 갑작스럽게 짙은 안개가 몰려왔다. 꼼짝없이 마트에 갇히게 된 사람들은 한치 앞도 안보이는 그 안개속에 괴물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그 괴물에 의해 몇 사람들이 죽었다..
극한의 상황에 몰리게 되자 처음에는 이성적인 판단력을 가졌던 사람들도 서서히 광기에 사로잡히게 되고 죄책감과 같은
최소한의 양심마저도 실종돼버린, 서로를 불신하며 급기야 서로를 죽일 수 밖에 없는 상황까지 전개되어 갔다.
문득 이 영화가 생각이 난 이유는 평소에는 감추어져 있던 인간 내면의 악함들이 위기의 상황이 오게 되면 감추어져 있던 것들이 여지없이 드러난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다른 의원에서의 일을 전해 들었다.
폐암으로 항암치료를 받던 환자인데 메르스 유행의 진원지가 된 서울의 대형병원에서 얼마 전 항암치료를 받고 몸이 좋지 않아 영양제를 맞기 위해 내원하였다고 한다. 메르스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었던 상황에서 보건소에 연락하고 메르스 검사를 할 수 있는 병원으로 전원을 한 후 그 이후에도 안심이 되지 않아 몇차례 전화를 걸어 안부를 물었다고 한다. 다행히 메르스 검사는 음성이었다.
이 후 환자의 보호자는 이 의원을 진료 거부로 고발했다고 한다.
아직은 병원내 감염에 국한된 상황이지만 언제든 지역사회 감염으로 퍼질 가능성이 있는 상황에서 눈에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 보다 이로 인해 드러날 인간의 이기적인 본성적 악함을 접하게 될까 더 두렵다.
